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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男-동남아女 국제결혼 엉터리 중매 기승

한국男-동남아女 국제결혼 엉터리 중매 기승


[[쿠키 사회]





국제결혼중매업소들이 중매료만을 노려 거짓 정보로 중매하면서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는 경우가 상당하다. 결혼이 성사되면 한 번에 수백만원의 중매료를 챙길 수 있어 배우자의 신상정보를 제대로 전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부풀리고 심지어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소개받은 베트남 여성이 순종적이라고 들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친정에 문제가 생겼다고 돈만 달라고 합니다."(한국 남성 정모씨)

 "마음씨 착하고 친정에 돈을 보낼 만큼 부자라고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 돈은 안주고 폭력과 욕설만 합니다."(베트남 여성 M씨)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이 급증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상당수 국제결혼은 파탄으로 이어지고 결혼정보업체의 '부실한 중매'가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일부 결혼정보업체는 외국인 여성에게 한국 남성이 '엔지니어' '부자 농사꾼'이라고 소개하고 "결혼하면 친정에 돈을 보낼 수도 있고 부엌 살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이야기로 유혹한다. 반대로 한국 남성에게는 "외국인 여성이 순종적이고, 집안 살림을 잘 하는 처녀여서 '참한 아내' '참한 며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이런 말에 혹해 결혼을 했지만 곧 서로가 '속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남편(41·대구시 동구)의 잦은 폭행을 견디다 못해 집을 나와 아이를 출산한 필리핀 여성 B씨(31)는 "결혼 전에 엔지니어라고 듣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변변한 일자리조차 없는 무능력자였다"며 "친구도 만나지 못하게 하고, 일주일에 5천원을 용돈으로 주면서 주먹만 휘둘렀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혼 절차를 밟은 다음 아이는 필리핀에 보내고, 여기 남아 공장에서 일할 생각"이라고 계획을 털어놓았다.

 지난1월 결혼 6개월 만에 베트남인 아내(24)가 달아나 버렸다는 최모씨(39·성주군)는 결혼비용 1천200만원을 포함해 신혼집 수리비 등 수천여만원을 날렸다고 했다. 농사꾼인 최씨는 "중매업소에서 여자가 농사일도 잘 한다고 했는데, 결혼하고 보니 농사일은커녕 공장에 나가 돈 벌 궁리만 하기에 못하게 했더니 집을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정보업체가 결혼은 뒷전이고 일할 목적으로 한국에 오려는 여성을 소개할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

 하지만 신고만으로 설립이 가능한 결혼정보업체들은 한 건을 성사할 경우 수백만원의 중매료를 챙길 수 있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최근 4년 사이 대구에만 국제결혼정보업체가 100개 이상 생겨났다. 국제결혼정보업체 A사는 "4박5일 또는 3박4일의 짧은 기간에 만나고 결혼까지 초스피드로 진행되는 일정이어서 서로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충분히 전달하고 생각할 틈이 없다"고 실태를 밝혔다.

 대구이주여성인권상담소(소장 우옥분)는 한국 남성과 동남아 여성과의 국제결혼 10쌍 가운데 3∼4쌍은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3∼4쌍은 이혼이나 파경을 맞고 나머지는 위태롭지만 마지못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옥분 소장은 "문제가 되는 국제결혼은 사랑이 아니라 돈으로 맺어진 계약관계여서, 기대치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결혼관계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TV나 언론에 노출되는 국제결혼은 좋은 사례들이고, 보이지 않는 '부실 결혼'이 수없이 많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또 "결혼정보회사나 브로커의 부실중매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국제결혼정보업체의 허가제로의 변경, 또는 비영리기구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이진상기자 rhi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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