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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힘’ 파업으로 과시



미국의 불법이민 단속 강화 움직임이 수백만명을 거리로 불러내고, 파업을 벌이게 하는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 등지에서도 연대시위와 미국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져, 1100만~1200만명의 불법이민자들 가운데 80%에 가까운 중남미계의 저항이 국경을 넘어 ‘반미 운동’으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이데이인 1일을 ‘이민자 없는 날’로 이름 붙인 이민자단체들은 이날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를 조직해 세를 과시하며 미국 사회와 경제에 ‘경고장’을 보냈다.

시위에는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에서 각각 40여만명이 참여하는 등, 전국에서 수백만명이 거리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추산치로는 12개 도시에서 11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위대는 평화를 뜻하는 흰 깃발을 흔들어대며 “오늘은 행진하고, 내일은 투표할 것”이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유럽과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도 따로 대오를 만들어 행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반발이 절정을 이룬 시위·파업은 ‘이민자 없는 날’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불법이민자들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이민자단체들은 농장과 공장, 서비스업체에서 일하는 이민자들에게 출근하지 말고 거리로 나서라고 요구했고, 수십만명이 독자적으로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최대 육류생산업체인 타이슨식품의 공장 100여곳 중 10여곳이 이민자들의 결근으로 이날 문을 닫았다. 워싱턴의 덜레스국제공항 건설현장에는 1147명의 인부 중 절반이 출근하지 않았다.


언론과 백악관 등은 파업의 파장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 이르다면서도, 당혹해하는 기색이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부시 대통령은 파업 지지자가 아니다”며, 의회에서 합리적인 내용의 이민법 개혁안이 통과되는 것을 지켜보자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일자 칼럼에서 중남미 이민자들의 반발과 운동세력화를 지적한 뒤, 그들한테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얻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멕시코 등지에서도 연대시위와 미국상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심상치 않은 기류가 만들어지고 있다. 미-멕시코 국경도시인 티후아나에서는 400여명이 불법이민 단속 강화와 국경 요새화를 비난하며 다리를 차단해, 멕시코인들이 미국 샌디에이고로 쇼핑을 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누에보라레도에서도 시위대가 국경을 막았다. 노조 등이 ‘미국인 없는 날’로 부른 이날 월마트·맥도널드·버거킹 등 미국계 업체의 일부 체인점에는 손님이 줄기도 했다. 제도혁명당의 대통령 후보인 로베르토 마도라소와 5~6명의 주지사는 미국 제품을 절대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수천명이 참여한 멕시코시티의 시위에서 민주혁명당 시당위원장은 “갈색 인종의 위대한 혁명이 시작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또 캘리포니아 등 과거 멕시코 땅이던 곳이 미국에 편입된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나라는 (국경을 따라 흐르는) 리오그란데강 너머까지이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에 무장투쟁을 벌인 사파티스타민족해방군의 마르코스 부사령관은 미국대사관 앞에서 따로 시위대를 이끌고 “미국 자본주의 관료들을 몰아내자”고 외쳤다.




온두라스와 니카라과 등에서도 미국의 이민자 ‘탄압’에 항의하는 시위와 미국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져, 민족·인종적 감정 대립 양상으로까지 사태가 발전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외신종합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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