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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산업연수생 착취·인권침해 여전

기사등록 : 2006-01-09 오후 08:27:51기사수정 : 2006-01-09 오후 08:27:51



산업연수생 제도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침해와 착취 사례가 여전히 심각하다. 상당수 송출업체들은 신분증 압류나 최저임금 미지급에 대한 연수생들의 호소를 묵살하고, 노동재해를 당한 연수생들을 방치하거나 강제출국시키는 비인도적인 행위까지 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인권연대’와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소속 단체 등 전국 25개 시민·인권단체는 9일 “참여 단체들의 합동실태조사 결과, 산업연수생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착취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면서 “불법행위가 확인된 연수 관리업체와 기관에 대해 다음주 초 피해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 우는 이주노동자=2003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해 인천의 한 제조업체에서 일한 네팔인 아디카리(29)는 1년 가까이 가로등 기둥을 옮기다 ‘허리 디스크’에 걸렸다. 송출업체 쪽은 아디카리가 2004년 9월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하며 업무 변경을 호소하자, 곧바로 그를 업체 사무실에 감금한 뒤 출국시키려 했다. 탈출한 그는 인권단체의 도움으로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요양승인을 받은 뒤 지난해 7월 업체를 옮겨 일하고 있다.

2004년 입국한 자비드(24) 등 파키스탄 출신 연수생 3명도 인천 서구 섬유염료업체에서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다 3개월 만에 심한 호흡곤란·두통 증세를 겪었으나 송출업체의 ‘강제출국’ 위협 속에 같은 노동을 강요당했다. 치료나 요양은 물론 작업장 변경요구도 묵살당한 이들도 국내 인권단체들의 항의와 진정이 이어진 뒤에야 지난해 11월 작업장이 변경됐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보보무로드(30)는 2004년 울산 울주군의 한 제조업체에서 프레스 작업을 하다 손목이 절단돼 산재승인을 받았으나 송출업체가 통장과 여권을 내주지 않아 휴업급여도 제 때 받지 못했다.

인권단체들은 “많은 경우 노동재해를 입은 연수생들이 송출업체 쪽의 강제출국 위협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유해 작업장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강제출국’ 겁주며 ‘착취’=경남 의령의 한 업체에서 근무한 방글로이(28) 등 필리핀 노동자 2명은 연수 도중 퇴직금에서 기숙사비와 식대 등을 공제하는 계약서에 서명하라는 송출업체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곧바로 강제출국당했다. 또 경기 용인의 한 업체에서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임금을 받아온 연수생들은 실제 지급액 이상으로 임금을 받았다는 거짓 서류에 서명할 것을 회사 쪽으로부터 강요당하기도 했다.

이주노동자인권단체들은 상당수 송출업체들이 임금·처우 등과 관련한 연수생들의 정당한 요구에 ‘강제출국’을 위협하며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폭행, 강제적립금, 신분증압류 등 인권침해관련 피해사례는 헤아리기조차 힘들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 ‘손배소송운동’=이주노동자인권연대 등은 “이번에 전국의 지역단체들로부터 모은 산업연수생 착취·인권침해 사례만 수백 건이 넘는다”며 “다음주 해당 송출업체들과 주무기관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를 상대로 손배소송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연대는 “갖가지 부당한 처우와 열악한 임금이 연수생들의 사업장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는 이미 폐지 필요성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산업연수생제도의 폐지를 공개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양상우 기자 y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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